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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수백억 적자에도... 100원짜리 새벽배송 못 끝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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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4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한 신석식품 새벽 배송 시장을 장악하려는 '100원' 전쟁이 치열하다.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손실이 누적되도 출혈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몸값을 올려 비싼 값에 매각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헬로네이처는 포털·메신저·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 유명 상품을 1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카카오톡 PC용 메신저 맨 아래 광고판에는 헬로네이처와 마켓컬리가 번갈아 가며 '100원 판매'를 노출하고 있다.

 

"지금 가입하면 치즈케이크나 삼겹살, 무염버터를 100원에 판다"는 내용이다.

4000원 정도 되는 상품을 100원에 팔면 약 3900원을 밑지는 셈이다.

3900원은 새벽배송 업체가 떠안는 구조다.

 

공격적인 마케팅 탓에 이들 업체는 수백억 원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은 인건비가 주간에 비해 2배 정도 더 드는 데다 냉장·냉동 배송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SK플래닛과 BGF리테일(282330)(편의점 CU)이 인수한 헬로네이처는 지난 2017년 4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매출은 105억원인데 벌어들인 돈의 절반 가량이 적자인 셈이다.

2016년에도 30억원의 순손실을 낸 이 회사는 올해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컬리도 4년째 적자다. 회사 설립 후 단 한 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마켓컬리는 전국 배송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전국 배송이 되려면 물류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럴수록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 현대백화점에 이어 전자상거래 강자 쿠팡도 지난해 10월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약 20억 달러(2조 3000억 원)를 추가로 수혈했다.

이후 로켓프레시를 선보이면서 전면 무료배송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쿠팡은 2017년 6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고 지난해도 예년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잠식된 후에 손 회장의 추가 투자를 받으면서 산소호흡기를 연장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시장엔 미디어·커머스 강자인 CJ까지 가세했다.

CJENM은 오는 7월부터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오후 5시까지 주문한 우유,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을 익일 새벽 배송하는 방식이다.

 

IB업계는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이들이 새벽 배송에 올인하는 이유를 '몸값' 높이기 전략으로 풀이했다.

회원수·거래액은 M&A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치킨게임'(한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극단적 게임이론) 뒤에는 결국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몸값을 올려 출구전략을 짜기 위해 새벽 배송 업체들이 M&A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며 "하지만 적자인 재무구조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상장 자체가 쉽지 않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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