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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레저

수도권 호텔, 전기차 오너들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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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오너들을 위한 수도권 호텔들의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속충전을 하려는 전기차 오너들을 홀대하고, 전기차 충전기를 마련했지만 상부의 지시로 충전기 자체의 전원을 꺼버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BMW 순수 전기차 i3를 타고 있는 오너 K씨는 최근 서울 논현동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1층 로비 앞에 마련된 전기차 완속충전기를 이용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K씨는 "전기차 완속충전을 하는 곳에 도착했는데 해당 장소에 내연기관 차량이 주차해있었다"며, "해당 장소에 충전을 해야 하니 내연기관차량의 이동을 호텔 로비 측에 대기한 직원한테 이야기했는데, 이 호텔 직원은 지하에 가서 충전하라로 말했다"고 밝혔다.
해당 호텔 지하 5층 주차장엔 환경부 공공 급속충전기 1대가 자리잡았다.
 
호텔 직원의 말을 들은 K씨는 완속충전 대신 지하주차장에 내려가 급속충전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급속충전기 충전 장소엔 내연기관 차량이 주차했다.
K씨는 결국 다른 곳에서 충전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

지디넷코리아는 21일 오후 완속충전기가 자리잡은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 현장을 찾아갔다.
 
현장 방문 결과, 해당 충전 장소는 K씨가 언급한 것처럼 흰색 오피러스 차량이 주차됐다.
오피러스는 전기차가 아닌 일반 내연기관 차량이다.
일반차의 주차를 막기 위한 고깔 모양의 표지판은 하나의 장식품에 불과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은 K씨 뿐만 아니라, 다른 전기차 오너들의 불편이 가장 큰 곳으로 유명하다.


■ 아이오닉 운전자 B
아이오닉 플러그인 차량을 운행하는 B씨는 지난 여름 차량 완속 충전을 위해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을 찾았다.
현재 국내 판매중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순수 전기차와 달리 완속 충전을 진행해야 차량 내 배터리 충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B씨는 K씨와 똑같은 답변을 호텔 직원으로부터 들었다.
호텔 직원은 해당 차량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인지 모르고 B씨에게 "지하 5층에 가서 충전하라"는 말을 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1층에 설치된 충전기는 포스코ICT가 운영하는 차지비 충전기로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완속충전기 중 하나다.
해당 충전기는 ev.or.kr, EVWhere 등 공공 및 민간 충전 인프라 사이트에 등록됐다.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의 취재가 시작되자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1층 로비에 있는 발렛팀 직원들에게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징을 교육시키겠다는 것이 호텔 측의 계획이다.


테슬라 완속충전기 호텔도 문제

테슬라 완속충전기인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운영하는 호텔들도 관리 상의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서울 남산 부근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는 호텔 로비 앞 주차장에 데스티네이션 차저 2대가 설치됐다.
모델 S등의 테슬라 차량들이 제한 없이 충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소다.
 
하지만 해당 장소는 매번 내연기관차량으로 채워지고 있다.
테슬라 오너들이 해당 장소에 충전을 원할 경우, 주차되어 있는 내연기관차량이 나갈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반얀트리 호텔 관계자는 "호텔 자체가 멤버쉽제로 이용되다 보니 데스티네이션 차저 자리가 비어있으면 고객들의 항의가 매번 들어온다"고 밝혔다.
해당 자리가 매번 빈 상태로 있으면 주차 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반얀트리 측은 우선 내연기관 차량이 테슬라 충전기 장소에 세워질 경우, 고객 요청이 있으면 바로 이동 주차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호텔은 전기차 충전 장소임을 알리는 별도의 안내문 제작 등의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 수퍼차저가 설치된 곳인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파르나스의 경우, 별도로 전기차 완속충전기 두 대를 지하주차장에 구축했지만 충전기 내부 문제가 생겨 수개월째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장소 근처에는 전기차 충전 구역을 위한 별도 주차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 호텔은 대신 '경차 전용 주차구역',  '하이브리드 차량 주차구역' 등의 표시는 해놨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파르나스 관계자는 "전기차들이 편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해당 주차 구역을 표기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7일 '전기차 충전소 내 일반차 주차금지법안'을 대표발의했고, 이 법안은 지난 18일 입법예고기간이 마무리됐다.
오는 2020년 전기차 판매대수가 25만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안 제의서 내용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4개월이 넘도록 국회 내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호텔 등 주요 편의시설 내 전기차 충전소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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